애플은 오늘 쿠퍼티노 타운홀에서 열린 스페셜 이벤트에서 새로운 맥북 프로를 발표했습니다.

오늘 행사는 애플 최초의 노트북인 파워북 출시 25주년에 맞춰 열린 것으로 “hello again”이라는 이벤트 타이틀에서 보듯이 새로운 맥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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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최초의 노트북 “파워북 100 시리즈”,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이벤트의 서두를 장식한 것은 애플 티비의 컨텐츠를 한 곳에서 통합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TV”앱이었지만 하이라이트는 단연 “터치바” 였습니다. 터치바는 기존의 키보드 상단에 위치했던 기능키 줄을 대체하는 레티나 디스플레이 터치 스크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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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New MacBook Pro, 이미지 출처: Apple.com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주도하던 시기에는 정보 통제가 철저해서 왠만하면 신제품의 정보가 미리 새어나가는 일이 별로 없었지만 팀 쿡 체제에서는 제품 발표 전에 수많은 루머들이 나오고 그런 루머들이 그대로 들어맞는 일이 많아 서프라이즈를 기대하는 애플 팬들에게는 늘 실망을 주곤 했습니다.

이번에도 예외없이 터치바에 관련된 루머 몇주 전부터 인터넷에 떠돌아 필자 역시 이미 터치바의 존재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습니다. (루머에서는 “매직툴바”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습니다. 키보드 상단에 존재하는 “터치바”는 조금 더 편리해진 키보드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발표를 지켜보면서 이것이 애플의 또다른 승부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도 마이크로소프트의 “터치스크린” 정책에 대한 승부수 말입니다.

생전에 스티브 잡스는 터치스크린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We’ve done tons of user testing on this, and it turns out it doesn’t work. Touch surfaces don’t want to be vertical.

It gives great demo but after a short period of time, you start to fatigue and after an extended period of time, your arm wants to fall off. it doesn’t work, it’s ergonomically terrible.

Touch surfaces want to be horizontal, hence pads.”

“우리는 이것(터치 스크린)에 관한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이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터치 표면은 수직으로 서 있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데모로는 아주 좋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피로해지기 시작하고 더 오랜 시간이 지나면 팔이 아래로 내려가게 됩니다. 이건 아닙니다. 인체공학적으로 형편없습니다.

터치 표면은 수평이기를 원합니다. 그러므로 (트랙)패드가 진리입니다”

SAN FRANCISCO - JANUARY 27: Apple Inc. CEO Steve Jobs announces the new iPad as he speaks during an Apple Special Event at Yerba Buena Center for the Arts January 27, 2010 in San Francisco, California. Apple introduced its latest creation, the iPad, a mobile tablet browsing device that is a cross between the iPhone and a MacBook laptop. (Photo by Justin Sullivan/Getty Images)

SAN FRANCISCO – JANUARY 27: Apple Inc. CEO Steve Jobs announces the new iPad as he speaks during an Apple Special Event at Yerba Buena Center for the Arts January 27, 2010 in San Francisco, California. Apple introduced its latest creation, the iPad, a mobile tablet browsing device that is a cross between the iPhone and a MacBook laptop. (Photo by Justin Sullivan/Getty Images)

하지만 아이패드로 대중화된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를 PC에도 대중화시키기로 결정한 마이크로소프트는 터치스크린을 지원하기 위해 OS를 뜯어고쳤고 (윈도우8) 이를 보완한 지금의 윈도우 10은 터치스크린을 위한 최적의 PC OS로 자리잡았습니다. 현재 시중에는 수많은 터치스크린 노트북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윈도우 PC의 터치스크린이 대중화되면서 역으로 애플에 대해서도 터치스크린 도입에 대한 요구와 문의가 빗발쳤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일관되게 터치스크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터치스크린에 대한 철학에 일정부분 공감하면서도 윈도우 PC의 터치스크린을 사용해 보면서 맥에서도 터치스크린을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합니다. 너무 오랫동안 키보드와 트랙패드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애플이 드디어 그 요구에 대한 답을 내놓았습니다. 바로 “터치바”입니다.

왜 “매직 툴바”같은 좀더 섹시한 이름 대신 하필이면 “터치바”라는 다소 밋밋해 보이는 이름을 선택했을까요? 그것은 아마 윈도우 PC의 터치 스크린에 대한 대항마로서의 포지셔닝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 봅니다.

이미지 출처: Cultofmac.com

이미지 출처: Cultofmac.com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수직(Vertical)이 아니면서도 터치스크린의 장점을 대부분 도입한 “터치바”를 통해 터치스크린에 대한 그간의 수많은 요구에 대한 대답을 애플이 내놓은 것이 아닐까요?

마이크로소프트의 “터치스크린” 대 애플의 “터치바”, 과연 승자는 누구일까요? 다음 분기 맥북 판매 실적 발표를 통해 그 결과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