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7년전 1989년에 이 아름다운 곡을 연주할 당시에도 어떤 정치인을 만나 이런 곤경에 빠질 것을 예상했을까.

한 시대의 획을 그었던 그룹 ‘어떤날’ 출신의 기타리스트 이병우가 말 그대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한 정치인과의 밀월관계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물론 이번 사태의 끝은 진실이 밝혀짐으로 그 시시비비가 가려지길 바란다는 전제 하에서 출발함을 밝혀둔다.

자! 이 글을 시작해 보자면, 결론적으로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나경원 딸 부정입학 의혹’이 확대 해석되어 그가 만들었던 음악, 연주곡. 그리고 예술활동까지도 폄하되고 있는 분위기가 걱정되서다.

“한 예술인. 그 음악을 연주했을 당시와 만들었던 음악 만큼은 순수하게 바라보자.”

최근 보아하니 ‘응답하라 1988’에 열광했던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았다.

참고로 이 응답하라 시리즈를 전혀 보지 않은 필자이지만, 그 열풍을 지켜본 것 만으로도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그냥 그 시절 그 음악을 대중들이 사랑한 것을 느꼈다. 아주 심하도록.

그래서 말인데 탐사보도를 즐겨했던 기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나경원 딸 부정입학 의혹’ 뉴스는 그 자체로 바라봤으면 하는 생각이다. 아니, 솔직히 말해 ‘대중음악계’에 몸담았던 한사람으로서의 아쉬움이 더 크게 작용했음을 고백한다.

솔직히 사견을 피력하자면, 이번 보도의 ‘의혹’이라는 제목에서 보여지듯 언론 또한 소위 말해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은 거다.

아무리 자신 있는 보도였더라도 단정적 표현으로 못을 박을 수 없는 것이 ‘언론의 생리’. 혹시 모를 소송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사안은 법적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이 이미 노출되고 있다.

아무튼 필자가 탐사보도를 그만 둔 이유. 그냥 마음이 아파서다. 누군가는 심하게 다치게 되어있다.

이렇듯 ‘특종’에 무진장 욕심이 많았던 한 기자 출신으로서 “뉴스의 타이밍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공감한다.

때를 잘 골라야 이슈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인데, 냉정히 말해 이번 보도는 무진장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

절대적으로 ‘보수-진보’의 패러다임에 갇히기 싫어하는 한 명의 관객으로서 이번 보도는 ‘나경원’이라는 약점 투성이 한 정치인을 공격하기 좋은 최고의 소재였다.

오래 전부터 흘러나온 ‘발달장애인’ 다운증후군 딸을 가진 ‘엄마’ 나경원. 그 ‘엄마’의 마음은 언젠가 발목을 잡을 것이 확실시되었다.

아들을 둔 정치인들이 ‘병역비리 의혹’에 덜컥 잡혀들 듯이 말이다.

지난 2013년 평창 스페셜 동계올림픽 당시 음악감독을 맡았던 기타리스트 이병우 성신여대 교수. 그리고 스페셜올림픽 위원장이었던 정치인 나경원.

이런 밀접한 관계를 통한 비리 가능성의 포착은 감각이 조금만 살아 있었다면 사전에 충분히 캐치하고 일찌감치 보도할만한 소재였다. 지금보다 더 빠른 타이밍에…

그러나 미리 터뜨렸다면, 지금처럼 파괴력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묵히고(?) 묵혔던 레퍼토리가 크게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그게 정치권의 계산이건 언론의 선택이건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고, 여야 정치권이 모두가 환호할만한 ‘총선용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가 흘러나왔을 뿐이라고 본다.

아직 결론도 없이 의혹에 휩싸여 있는 이슈에 대해 필자까지 잘잘못을 가려가며 왈가왈부 부연설명 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그러니 필자의 글에 대한 태클은 정중히 사양한다. 그냥 사견으로 읽어주시길… 개인적 소회를 밝히는 칼럼이니까.

지금부터는 필자가 사랑하는 음악적 이야기, 그 소신만 짧게 적겠다.

귀가 닳도록 들으며 좋아했던 음악. 1980년대 후반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과 감성까지는 앗아가지 않았으면 한다. 이병우라는 한 음악가의 업적에 대한 폄하로까지 크게 번져…

(P.S.)

문득 오기가 나서 꺼내 듣게 된다.

지난 1989년 햇살이 아프도록 따갑게 내리쬐던 ‘어떤날’. 기타리스트 이병우의 연주는 너무 아름다웠다. 그의 음악동료 조동익과 함께 협업한 순수함의 결정체.

참 아름다운 가사와 아이러니컬하게 잘 어울리는 기타 소리. 오늘은 ‘그런 날’이다. 그런 날에는… 그런 날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