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지인으로부터 한 코인에 대해 알아봐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코인인데 아는 분이 이건 지금 꼭 사야한다고 해서 어떤 것인지 알려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저 또한 지정한 그 코인의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것이라서 알려주신 웹사이트를 통해 어떤 것인지 조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코인의 웹사이트를 통해 파악된 사실은 이른바 신규 거래소를 오픈하면서 거래소에서 사용될 코인을 발행한다는 내용이었고 이 거래소가 아주 대단한 것이니 지금 코인에 투자하면 나중에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확신을 주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사이트를 통해서 얻은 정보만으로도 이 코인은 스캠일 가능성이 95% 이상이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입니다. 왜 그런지는 뒤에서 자세히 말씀드리도록 하고 먼저 이러한 토큰 판매가 어떠한 매커니즘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먼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ICO = 토큰 프리세일(presale)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신규 스타트업 회사가 코인 또는 토큰을 발행하면서 자금을 모집하는 것을 ICO(Initial Coin Offering)라고 합니다. 또는 거래소에 등록되기 전에 미리 구입할 수 있게 해준다는 의미에서 토큰 프리세일이라고도 합니다.

코인이 처음 발행되면 이러한 사전 판매를 통해 일단 어느 정도 물량이 시장에 풀리고, 다음 단계에서는 거래소에 상장이 되어 일반인들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거래소 상장에 실패하면 코인은 휴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상장된 코인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상장이 폐지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거래소에 거래되는지, 유망한 거래소에 거래되는지는 코인의 성공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어떤 코인이 ICO 단계인지 이미 상장되었는지를 알아보려면 https://www.coinmarketcap.com 에서 검색해보시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검색이 되지 않는다면 ICO 단계이거나 망한 코인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러한 토큰 세일은 통상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사용해 판매가 이루어집니다. ICO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ERC20 토큰을 기준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토큰 투자자가 코인 기업의 이더리움 지갑 주소로 일정액의 이더리움을 전송하면 스마트 콘트랙트에 의해 해당 토큰이 사전에 정한 가격에 따라 투자자의 이더리움 주소로 자동 전송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1:10의 비율로 거래되는 abc 토큰이 있다고 하면 투자자가 abc 토큰의 이더리움 주소로 100개의 이더리움을 전송하면 그 즉시 1000개의 abc 토큰이 투자자의 이더리움 지갑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토큰 판매에는 hard cap이라는 것이 있어서 정해진 발행 수량이 초과하여 주문이 발생하면 더 이상 판매할 코인이 없어서 주문이 자동 취소됩니다. 유망한 코인의 경우 1분만에 하드캡이 초과하는 경우도 종종 생깁니다.

ICO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몇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점은 이러한 토큰 구매는 해당 회사의 주식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토큰을 50% 가지고 있다고 해서 회사의 경영에 50%의 지분이 있는 것이 아니고 회사가 이익을 내었다고 그에 따른 배당을 받지도 않습니다. 회사가 성장한다고 해서 토큰 가격이 동반 상승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 설사 토큰 가격이 0이 된다고 해도 법적으로는 토큰 구입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유일한 구제 방법은 토큰 판매시에 사기 행위가 있었다는 것을 법정에서 입증하는 방법뿐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위험한 토큰 판매가 유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ICO의 장단점

먼저 코인 기업의 경우에는 이미 만들어진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자신들의 기술 우위를 설득시켜서 사전에 투자를 받음으로써 안정적인 개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마치 영화 제작자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소액 투자자들을 모아 영화를 만든 후 수익이 나면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돌아오게 하는 식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코인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ICO는 프라이빗 세일과 퍼블릭세일로 나뉘는데 프라이빗 세일은 대규모 투자자를 위해 보다 저렴하게 판매함으로써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고 퍼블릭 세일은 대중에게 인지도를 높여 차후에 지지세력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퍼블릭 세일의 경우에도 실제 거래소에 상장된 후에는 가격이 급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 대비 높은 이익을 기대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여기에 몰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익이 큰만큼 리스크도 큽니다. 유망한 코인이라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제품에 투자하는 것인만큼 의도적 또는 비의도적으로 실패하는 프로젝트가 있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어떤 신규 코인이 유망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ICO를 하는 코인만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러한 코인들의 평점을 매기는 웹사이트도 많이 있습니다.

유망한 코인인지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전문적인 식견이 있어야 가능하지만 사기 또는 스캠 코인인지를 확인하는 것은 비교적 어렵지 않습니다. 해당 웹사이트만 자세히 들여다봐도 스캠 코인은 여러가지 헛점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 I 코인은 스캠인가?

이번에 필자가 분석한 코인은 여러 면에서 스캠의 냄새가 풀풀 납니다. 아직 스캠이라는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니셜을 따서 그냥 I 코인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세계 최대의 ICO”를 내세우며 코인 판매를 하고 있는 이 코인은 한국인이 CEO인 것으로 나옵니다. 필자가 분석한 결과 95%가 스캠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참고로 이 분석은 전적으로 웹사이트만을 가지고 분석한 것임을 전제로 함을 알려드립니다. 이제 문제로 보이는 지점을 하나씩 보도록 하겠습니다.

1) Whitepaper의 부실

ICO 단계에서는 아직 개발하기 이전이기 때문에 코인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Whitepaper입니다. 물론 사기를 치기 위해 엄청나게 과장된 Whitepaper를 발표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조차 할 수 있는 실력이 없는 경우 Whitepaper는 부실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일단 Whitepaper를 발행한 이후에는 이는 기업의 최종적인 입장이 되기 때문에 Whitepaper의 부실은 치명적인 문제가 됩니다. I 코인의 경우는 후자의 경우입니다. 가장 중요한 Team, 즉 개발진 항목이 공백입니다. 이는 그대로 아무도 개발자가 없다고 해석하거나 너무 급조해서 만들다보니 빠뜨린 것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어느 경우에든 이러한 코인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좋게 봐줘서 실수로 누락했다고 해도 이러한 실수를 처음부터 저지르는 기업에 장밋빛 미래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제대로 된 기업이라면 자랑을 늘어놓아도 모자랄 자리에 공백이라니요.

2) 독자성과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든 비즈니스 모델

이 코인에 주장하는 장점은 기존 거래소들이 가지고 있는 해킹과 중앙집중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인데요. 이는 이미 DEX라는 개념으로 수많은 선발주자들이 해오고 있는 모델입니다. 코인쪽에 문외한인 사람들에게는 뭔가 새롭고 신선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미 내로라하는 선발주자들이 수없이 많은 상태에서 자신만의 장점을 전혀 내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용도 매우 제너럴한 내용이라서 전문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이러한 수준 정도의 화이트페이퍼는 돈만 주면 얼마든지 손쉽게 만들어주는 전문업체들도 있는터라 스캠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3) 개발자 정보의 부재

앞서 지적했던 부분이기는 하지만 Whitepaper 뿐만 아니라 웹사이트에도 개발자의 내역은 달랑 CEO 한명입니다. 그조차 IT 전문가가 아니라 뉴욕에서 금융분야에서 활동했던 경력이 전부입니다. 블록체인 기업은 IT 기업입니다. IT 전문가 하나 내세우지 못하는 코인 기업이 성공할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4) 빈약한 파트너 정보

통상 Advisor와 초기 투자자들을 파트너 정보에 내세우는데 웹사이트에 표시된 4개의 파트너사들이 실제 파트너십을 맺었는지도 의문이지만 그 내용조차 매우 부실합니다. 먼저 파트너사 웹사이트로 가는 링크조차 존재하지 않습니다. 직접 구글링을 통해 알아본 2곳은 영국에 있는 회사로 뉴욕에서만 활동했던 CEO와 연관되었을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습니다. 최소한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뉴스 기사라도 링크되어 있어야 정상인데 그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KiwiAdvisors라는 곳도 찾아보았는데 그곳은 실제 비즈니스가 아니라 템플릿으로 웹사이트만 만들어놓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5) 소셜 네트워크의 부재

웹사이트에는 페이지북, 트위터, 텀블러,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소셜 네트워크 링크가 하단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정상적이라면 각 링크를 눌렀을 때 해당 기업의 페이지로 가야하는데 실제로는 제대로 되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에러 메시지가 나오고 내용을 볼 수 없습니다. 유튜브에는 동영상 하나 올라간 것이 전부입니다. 그나마 구글플러스와 트위터는 제법 아티클이 있는 것 같지만 시중에 나와있는 뉴스를 링크한 것이 전부입니다. 회사와 관련된 발표나 내용은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대중과의 소통과 커뮤니티의 중요성이 가장 큰 블록체인 기업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6) 도메인 네임 등록시간에 관련된 의문

Whois라는 사이트에서 특정 도메인을 검색하면 해당 도메인이 처음 등록된 날짜를 볼 수 있습니다. 화이트페이퍼의 개발 타임라인을 보면 2016년부터 시작했다고 나오는데 도메인 네임 등록 시기는 2018년 3월입니다. 최근에 급조한 사이트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7) 구글 정보의 부재

해당 회사를 구글링해보면 관련된 뉴스를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세계 최대의 ICO라는 표어가 무색할 지경입니다. 이는 마케팅이 부실하거나 사기이거나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어느 경우에든 이런 곳에 투자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8) 자잘한 타이포 에러

FAQ 항목을 찾아보면 서로 다른 질문에 동일한 답변이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copy & paste로 만든 것임을 쉽게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수백만불의 돈이 들어가는 제대로 된 회사라면 이런 것을 허용할리 없습니다.

 

♦ 투자(또는 피해) 현황과 결론

보다 자세히 투자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해당 사이트에 등록하고 투자하는 페이지까지 들어가보았습니다. 이더리움을 전송하라고 나오는 주소를 찾아 검색해보니 약 100만달러 이상의 이더리움이 이미 투자되어 있었습니다. 스캠으로 의심되는 이러한 코인에 이미 상당한 액수가 투자된 것을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묻지마 투자에 참여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내에서 일반인의 ICO 투자는 합법이 아닙니다. 오직 Credited Investor만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 사회에 만연한 블록체인에 대한 무지와 FOMO(Fear of Missing Out)가 이러한 결과를 낳은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혹시 주위에 이러한 코인 투자를 권유하는 분이 있다면 이 글을 보여주시고 함께 하나씩 꼼꼼히 살펴보신 후 혹시 있을지 모를 피해를 예방하시기 바랍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에 대해 알고 싶으시면 필자가 소속된 세마포 블록체인 연구소로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문의처: 세마포 블록체인 연구소
Tel. 949.296.1034
Email. info@semapocrypto.com
Website: https://www.semapocrypto.com